한미 관세 협상, 숫자 너머 우리가 ‘지켜낸 것’들의 가치

위기 속에서 빛난 협상,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

최근 들려온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소식은 마치 요동치는 바다 위에서 잠시 만난 고요한 항구와도 같았습니다.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특히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고 나니 이런 국가 간의 줄다리기가 더 이상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습니다. 당장 내 가족의 밥상과, 제가 몸담고 있는 산업의 명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이번 협상 결과는 겉으로 보이는 숫자 이상의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켜냄의 가치’입니다.

밥상과 국익, 우리가 사수한 ‘레드라인’

이번 협상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쌀과 소고기 시장의 추가 개방을 막아냈다는 점입니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여러 협상 카드 중 하나로 보일지 모르지만, 한 가정의 가장에게 이 소식은 다르게 다가옵니다. 이는 단순히 우리 농가의 생존권을 지키는 것을 넘어, 우리 식탁의 안정성을 지켜낸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불안정한 세상 속에서 최소한의 경제적, 심리적 방어선을 구축한 셈이죠. 과거 해외영업직으로 10년간 일하며 수많은 변수를 겪고, 최근에는 개인적인 경제적 시련까지 겪고 나니, 이처럼 무언가를 ‘지켜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위안과 희망을 주는지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25%에서 15%로, 숨 막히는 줄다리기의 결과

미국이 부과하려던 25%의 관세 폭탄이 15%로 낮춰진 것 역시 단순한 10%p의 차이가 아닙니다. 10년간 자동차 부품 해외영업을 하면서 관세 1%에 기업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을 수없이 목격했습니다. 10%라는 수치는 수많은 기업의 생존과 근로자들의 일자리가 걸린, 그야말로 피 말리는 줄다리기의 결과물입니다. 구윤철 부총리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워싱턴DC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아 이뤄낸 성과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 경제를 위해 싸우는 이들의 노고를 다시금 생각하게 합니다. 반도체, 의약품 등 다른 핵심 산업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되었다는 점은 미래를 위한 또 다른 희망의 씨앗입니다.

방어를 넘어 미래로, 3500억 달러의 포석

이번 협상이 단순히 ‘막아냈다’에서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 더욱 고무적입니다. 함께 발표된 3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협력 펀드 조성은 방어를 넘어 미래를 향한 공격적인 포석을 깔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한때의 실패로 모든 것을 잃었다고 생각했던 저에게, 다시 일어서기 위해 급여 외 수익과 새로운 정보에 목말라하는 저에게 이 소식은 국가적 차원의 재기 발판처럼 보입니다. 새로운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우리 기업들에게 더 넓은 운동장을 제공해 줄 이 거대한 자금은, 결국 우리 모두의 미래와 연결되어 있습니다.

결국 이번 협상은 위기 앞에서 우리가 무엇을 최우선으로 지켜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미래를 준비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중요한 사례입니다. 국가가 국익이라는 레드라인을 지켜냈듯, 우리 각자도 각자의 삶에서 반드시 지켜내야 할 가족과 미래를 위한 ‘경제적 레드라인’을 가지고 있을 겁니다. 거친 파도 속에서 국가가 방향을 잡았듯, 우리 역시 각자의 자리에서 어떻게 중심을 잡고 나아가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밤입니다.

기사 원문: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46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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