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자국 도로를 달리는 커넥티드·자율주행 차량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합니다. 국가 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사용을 금지하는 새로운 정책이 발표되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1. 새로운 규제의 핵심 내용
바이든 행정부는 2027년 모델부터 중국산 소프트웨어를, 2029년 또는 2030년식 모델부터는 하드웨어까지 금지할 예정입니다. 이 규제는 특정 블루투스와 위성·무선 기능이 탑재된 차량, 그리고 고성능 자율주행 차량을 대상으로 합니다. 사실상 최신 자동차 모델 대부분이 규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보입니다.
처음에는 이 규제가 과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자동차 업계에서 일하면서 커넥티드 카의 보안 취약점을 직접 목격한 경험이 있습니다. 한 번은 테스트 중이던 차량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이 해킹되어 엉뚱한 목적지로 안내하는 사고가 있었죠. 이런 경험을 통해 국가 안보 차원에서의 우려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규제의 배경과 목적
미국 정부는 중국 기업이 미국 운전자와 도로 인프라 관련 데이터를 수집하고, 인터넷에 연결된 차량을 해외에서 조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도로의 수백만 대 자동차 소프트웨어가 갑자기 작동하지 않으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우려를 넘어선 국가 안보 차원의 대응입니다. 현대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거대한 데이터 센터로 진화하고 있음을 고려할 때, 이러한 우려는 충분히 이해할 만합니다. 특히 5G 기술의 발전으로 차량 간 통신(V2V)과 차량-인프라 간 통신(V2I)이 더욱 활성화될 것을 감안하면, 이 분야에서의 보안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것입니다.
3. 글로벌 자동차 산업에 미치는 영향
이번 규제는 도요타, 폭스바겐, 현대자동차, GM 등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에게 상당한 도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변경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소요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광범위한 사전 생산, 테스트, 검증 프로세스를 거쳐야 하는 자동차 산업의 특성상, 다른 공급 기업의 시스템과 부품으로 빠르게 교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에도 적지 않은 영향이 예상됩니다. 한국 정부와 자동차 업계는 공급망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규제를 ‘국가 안보에 중대한 위험’이 되는 부품과 서비스로 한정하고, 유예 기간을 요청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4. 미국의 대중국 자동차 정책 강화 추세
이번 규제는 미국 정부의 지속적인 대중국 자동차 정책 강화 흐름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 바이든 정부는 중국산 전기자동차에 대한 관세율을 25%에서 100%로 대폭 인상했으며, 전기차 배터리와 주요 광물에 대한 관세도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정책들은 단순히 무역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닌, 첨단 기술 분야에서의 미중 경쟁이 자동차 산업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자율주행 기술이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의 집약체라는 점에서, 이 분야에서의 주도권 확보가 향후 기술 패권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5. 향후 전망 및 대응 방안
이번 규제는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공급망 재편을 가속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기업들은 중국 외 지역으로 생산 기지를 이전하거나, 미국 내 생산을 확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국산화 또는 신뢰할 수 있는 국가와의 협력이 더욱 중요해질 것입니다.
한국 기업들에게는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제3의 대안’으로 부상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자체적인 기술력 확보와 함께, 미국의 안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일 것입니다.
결국 이번 규제는 자동차 산업이 단순한 제조업을 넘어 첨단 기술과 국가 안보가 결합된 새로운 영역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앞으로 기업들은 기술 혁신뿐만 아니라 국제 정세와 각국의 규제 동향에도 더욱 민감하게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
|
|
|
|
|
|
|